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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밑줄 / 도서리뷰] 어른의 재미 - 버릴 건 체면, 잡을 건 균형 본문

인생밑줄 도서리뷰

[인생밑줄 / 도서리뷰] 어른의 재미 - 버릴 건 체면, 잡을 건 균형

인생쉽지않다;; 2026. 11. 6. 18:53

어른의 재미1

 

 

어른의 재미 : 네이버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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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해야할 일로 가득찬 일상이 저를 지배하면서 어느 순간부터 '재미'라는 단어는 구석에 처박아둔지 참 오래된 것 같습니다. <어른의 재미>라는 책 제목을 처음 마주했을 때, 잊고 있던 그 단어가 불쑥 튀어나와 반갑기도 하고 조금은 낯설기도 했습니다. 과연 어른이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진짜 재미란 무엇일지 이 책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까요.

어른의 재미 - 버릴 건 체면, 잡을 건 균형1


 

잘 사는 것과 즐겁게 사는 것, 그 미묘하고도 확실한 차이

그렇다면 삶을 즐겁게 만드는 핵심 요소는 무엇일까. 그것 역시 일종의 태도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즐거움을 찾으려는 적극성, 그리고 즐거움을 음미할 수 있는 여유 말이다. 즐거움을 위한 이런 태도는 삶을 더 좋은 쪽으로 이끈다. 잘 산다고 꼭 즐거운 건 아니지만 즐겁게 살면 더 잘 살게 된다.

내 삶을 돌이켜보면 확실히 그렇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일상의 사소한 부분에서도 즐거움을 찾으려 했던 태도 적분에 고단한 직장 생활을 어떻게든 견딜 수 있었고, 여유로운 태도 덕분에 좋은 인간관계를 쌓아나갈 수 있었다. 한 사람의 태도는 표정이나 기운에 드러나는 법이고, 다른 사람에게 미친 좋은 영향 역시 결국 나에게 다시 돌아오게 마련이다.

무언가를 깊이 알아갈수록, 나 자신에 대한 해상도도 선명해진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재미란 해상도를 높이는 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더 많이 알고 더 많이 경험하면 그 안에서 생각지 못한 즐거움이 발견된다. 뜻도 모르고 흥얼거리던 팝송 가사와 그 뒷이야기를 아는 것만으로도 그 노래가 새롭게 들리고, 가이드의 안내를 들으며 경복궁 투어를 해보면 여러 번 와봤던 그 장소도 새롭게 보인다. 

새로운 공부를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장소로 여행을 떠나는 일 등 새롭게 접하는 모든 것이 삶의 해상도를 높이는 일인 셈이다. 무언가를 알아갈수록 재미있는 일은 늘어나고, 새롭게 알고 경험한 것이 늘어날수록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더 잘 알게 된다. 삶의 해상도가 높아지면 나 자신에 대한 해상도도 높아지는 것이다.

💡 밑줄 코멘트
정승제 생선님 말씀대로 이 책에서 역시 삶은 태도가 전부다. 삶을 바라보는 태도가 얼마나 긍정적이고, 적극적이고, 미래지향적인지에 따라 인생이 바뀔거라고 꽤 여러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걸 보면 그 태도라는 것의 영향력이 확실히 큰 듯하다. 또 실제로 즐겁게 잘 살고 있는 모습 자체로 증명해주는 사람들을 보면 늦었다고 생각말고 인생의 태도를 고쳐먹을 때가 왔다. 
그런데 그 태도라는 것이 마음 속 일정량의 여유가 없을 때면 마음 먹은대로 향하지는 않는 것 같다. 원래 긍정적이고 적극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기질을 가진 사람이라면 괜찮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태도 역시 애써서 만들어가야할텐데 이런 노력을 위해서는 여유가 선행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좋은 태도보다 앞서 필요한 건 삶에 대한 여유가 아닐까.

 

지겨운 쳇바퀴를 멈추는 법 : 일의 해상도와 스스로 부여하는 의미

우리에게 일은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수단만은 아니다. 우리는 일을 통해 자아실현을 한다. 물론 너무 많은 일이나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은 삶을 피폐하게 하지만, 일에서 소외된 삶 역시 우리를 무력하게 할 수 있다.

그러기에 우리에게 중요한 건 얼마나 빨리 은퇴를 하느냐가 아니라, 나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느냐다. 일 자체가 즐겁고 가치 있게 여겨진다면, 굳이 조기 은퇴를 바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 자신이 지겨운 쳇바퀴를 억지로 굴리고 있다고 생각되면 일에서의 해방이 아닌, 원치 않는 일에서의 해방이 필요하다. 원하는 일을 지속 가능하게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삶을 전환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발전시킬 수도 있고, 완전히 다른 일에서 찾을 수도 있다. 요술 망치로 내려치면 '짠' 하고 나타나는 게 아니니 조급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과거 사찰에서는 승려마다 소임이 있었다고 한다. 손재주가 있으면 불화나 불상을 제작하고, 음식을 잘하면 공양할 음식을 짓는다. 부목은 불을 지피고, 지전은 전각을 관리한다. 언뜻 보기에 일상적인 일이지만, 소임이자 소명이라 여기면 모든 일이 귀해진다. 사회도 이와 다르지 않다. 잘 살펴보면 내가 하는 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대단한 일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역할에 의미를 부여하는 게 중요하다.

재미있는 삶을 지향한다는 건 유흥과 여가만을 좇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근본적인 변화는 내가 하는 일에서도 재미를 찾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 하는 일이 재미없다면 좀 더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일은 사회 안에서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는 수단이고, 자신의 노력과 재능으로 세상에 공헌할 기회며, 더 높은 차원의 재미를 누릴 수 있는 무대다. 그러니 조기 은퇴 대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을 목표로 삼길 바란다. 그편이 더 현실적이고 의미 있는 목표가 될 것이다.

💡 밑줄 코멘트
다들 '아우 회사 가기 싫어' 하면서 똑같은 아침을 맞이하는 듯하지만, 그냥 일이 싫은 사람과 다르게 하고 싶은 일을 품고 있는 사람에게는 미래가 있다. 억지로 야근하면서 골골대던 옛날보다 회사에서 자기계발하느라 연장근무하는 요즘이 더 낫다싶다.

이미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가 곧 행복

결혼 생활도 인생도 마찬가지다. 특별한 삶이 없다는 것만 알아도 인생을 잘 살 수 있다. 나 자신을 깎아내릴 시간에 동네 공원이나 산책하면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자. 그 편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훨씬 도움이 된다. 행복의 다른 말은 무탈이다. 아무 탈 없이 하루가 지나가면 그것으로 행복한 삶인 것이다. 행복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조그만 일에도 미소로 답하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이렇게 말했다. "못 가진 것에 대한 욕망으로 가진 것을 망치지 마라. 지금 당신이 가진 것 역시 한때는 바라기만 했던 것 중 하나였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지금은 너무 당연해져서 소중한 것인 줄 잊은 것뿐이다. 소중한 것은 사라진 뒤에야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그러니 우리는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것들에 감사해야 한다. 뻔한 소리라고 해도, 감사만큼 행복에 좋은 것도 없다.

삶이라는 놀이공원, 시계를 보는 대신 지금을 만끽할 것

삶이라는 놀이공원은 밤이 되면 문을 닫고 사람들을 돌려보낸다. 그 안에서 우리는 저마다 다른 선택을 한다. 누군가는 영원히 그 안에 머물 것처럼 권태롭게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누군가는 시계를 보며 초조하게 보낼 수도 있다. 그리고 또다른 누군가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그 순간을 만끽하며 충실히 보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죽음이 아닌 생이며, 미래가 아닌 지금이다. 지금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 가장 소중하고, 그들이 내 절친이다. 한때 사랑했던, 한때 친했던, 한때 소중했던 사람은 과거로 흘려보내면 된다. 지금 바로 이 시간을 함께하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진짜 소중한 사람이다. 그래서 그렇게 다들 "있을 때 잘하라"라는 말을 하나 보다. 지금 나를 위해 함께 기뻐하고 함께 울어주는 사람을 귀하게 여기며 살자. 생은 지금, 여기에 있다.

💡 밑줄 코멘트
좋은 날씨따라 괜히 마음까지 충만해지는 순간이 있다. 어깨에 맨 가방도 마음에 따라 더 무겁기도 하고, 가뿟하기도 한 걸 보면 인생이 생각보다 논리적으로 흘러가지는 않는 것 같다. 나이를 먹을수록 체중관리와 피부관리가 중요하다던데 그보다 중요한 건 기분관리라고 생각한다. 무거워진 일상을 가볍게 들어올리기 위해서 필요한 건 근력운동이 아니라 마음운동인 것 같다.

어른의 재미 - 버릴 건 체면, 잡을 건 균형2

어제와 다른 내일을 원한다면, 목표 대신 '시스템'을 설계하라

우리 삶이라고 크게 다를까? 한 번 경로가 정해지면 그 경로를 쉽게 바꿀 수 없다. 가끔 운명이 있다고 믿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정해진 삶의 경로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느껴질 때가 있으니까. 새해에 세운 목표가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것도 성격을 바꾸기 어려운 것도 다 경로 의존성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이 남긴 유명한 말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건 정신병 초기 증상이다"가 너무 맞는 말이라는 걸 잘 알면서도 여전히 똑같이 사는 우리의 모습에서도 경로 의존성을 발견한다. 어제와 똑같은 경로로만 다니는데 어찌 목적지가 다를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우리는 때로 자신의 경로를 수정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은 어떻게 그게 가능한 걸까? 우리들 대부분은 목표를 세우는 데 여념이 없다. 도착하고 싶은 목적지만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목적지에 닿기 위해 정작 필요한 건 새로운 경로다. 목표에 대한 열정이나 집념이 아니라 새로운 경로를 구축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사람들은 목표를 정하고 생각하는 데만 시간을 쏟을 뿐 새 경로를 찾고 구축하는 데는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다. 목표를 세우는 데 3할의 시간을 쓴다면, 나머지 7할의 시간은 새 경로를 짜는 데 써야 한다.

나는 경로의 동의어가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아는 기업의 흥망성쇠를 살펴봐도 초기에는 창업자의 천재적인 아이디어나 압도적인 기술이 눈에 띄지만 그런 성공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힘은 시스템에 있음을 알 수 있다. 1년 내내 리그전을 벌이는 프로 스포츠 경기도 그렇고, 책이나 영화 제작 같은 프로젝트도 좋은 시스템만이 꾸준하고 안정적인 성공을 보장한다. 결국 한 번 정해진 경로를 바꿀 수 있는 건 새로운 시스템뿐이다.

내가 퇴직 후 가장 공을 들였던 것도 내 삶의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퇴직 후 자유로워진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인생 후반기의 재미를 결정할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회사라는 조직을 떠나 온전한 개인으로 누리는 시간은 처음이다 보니 퇴직 후 몇 주는 너무나 어색했다. 하지만 초기값을 잘못 설정하고 빈둥거리며 나태한 시간을 보내면 퇴직 후의 경로 의존성이 그대로 굳어질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나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었다. 집 근처 문화센터에서 평소 배우고 싶었던 수업에 등록했고, 정기적인 운동과 모임 스케줄을 짰다. 특별한 일정이 없는 날에도 집 근처 카페로 가서 새로운 일을 구상하고 그 일을 잘하기 위한 공부를 했다. 그 덕분에 퇴직 후에도 우울함이나 무력감 없이 재미있게 지낼 수 있었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나 원격 수업이 많아지면서 많은 사람이 조금 더 자유롭게 시간을 쓸 수 있게 됐다. 비교적 자유로워진 환경 때문에 게을러졌다는 고백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문제는 게을러서가 아니라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서다.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면 누구나 우왕좌왕하는 하루를 살게 된다. 그러니 게으르다며 자책하는 대신 일상의 시스템을 구축해보자. 처음에는 우리가 시스템을 만들겠지만, 나중에는 시스템이 우리를 만들 것이다.

💡 밑줄 코멘트
노션 대시보드를 AI 에이전트와 연결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이 업무 프로젝트와 일상 프로젝트를 통합 시킨 일이다. 한 때는 워크와 라이프를 어떻게든 섞이지 않게 떼어놓는 게 미덕인 시절도 있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내 인생을 굳이 2개로 분리해서 살아갈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 일상 영역을 대시보드에 기록하다보니 블로그를 운영하는 동력도 자연스레 생기고(물론 리뷰는 매 번 밀리지만), 일상에서 하고 싶었던 개인적인 프로젝트도 회사 업무를 하듯이 체계적으로 챙겨갈 수 있어서 뭔가 관리가 쉬워졌달까. 나에게 맞는 시스템을 만들고, 그 시스템 안에 나를 구겨 넣어보기도 하고, 시스템을 뜯어고치기도 하면서 점점 성장해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어른의 재미 - 버릴 건 체면, 잡을 건 균형3

에필로그 - 재미를 미루지 않는 사람의 하루는 조금씩 달라진다

<어른의 재미>를 읽고 나니 재미는 거창한 취미나 특별한 여행에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좋아하는 것을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고, 지금 하는 일에 나만의 의미를 붙이고, 오늘 내 곁에 있는 사람과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는 것. 결국 재미는 삶을 대하는 태도이면서 동시에 그 태도를 지탱해주는 여유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해야 할 일은 내일도 생기고, 계획한 대로만 흘러가지 않는 날도 많을 것이다. 그래도 그 안에서 나를 조금 들뜨게 하는 일을 하나쯤은 남겨두고 싶다. 새로운 책 한 권, 퇴근길의 낯선 골목, 오래 미뤄둔 취미, 혹은 오늘을 조금 덜 버겁게 만드는 나만의 시스템처럼. 인생을 단번에 바꾸는 거대한 결심보다, 매일을 조금 더 재미있게 살기 위한 작은 선택들이 쌓일 때 삶의 해상도도 자연스레 높아질 것이다.

오늘도 해야 할 일을 해내는 와중에,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놓치지 않고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