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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밑줄 / 도서리뷰] 일본 광고 카피 도감 본문

인생밑줄 도서리뷰

[인생밑줄 / 도서리뷰] 일본 광고 카피 도감

인생쉽지않다;; 2026. 6. 26. 09:34

일본 광고 카피 도감

 

 

일본 광고 카피 도감 : 네이버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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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블로그에 글을 발행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면서 가장 고민되는 순간은 단연 '제목'을 정할 때입니다. 어떻게 하면 스크롤을 멈추게 할까, 어떻게 하면 내 진심이 단 한 줄로 가닿을까. 이런 고민에 빠진 제게 <일본 광고 카피 도감>은 아주 명쾌하고도 감성적인 해답을 던져주었습니다. 억지스러운 수식어 없이도 심장을 쿵 울리는 카피들을 읽다 보면, 단어 하나를 고르는 일이 얼마나 매력적인 작업인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문장 수집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일본 광고 카피 도감1

「신경 쓰여」는 「좋아하게 됐어」의 입구입니다.

「気になる」は  「好きになる」の入口なのです。
「신경 쓰여」는 「좋아하게 됐어」의 입구입니다.

- 리빙하우스 · 인테리어 숍

단어 자체가 지닌 의미에 한 번, 형태의 노련한 단순함에 또 한 번. 제게 이 카피는 신경 쓰이다 못해 마음이 와르르 무너져내리는 경험을 선사해준 카피가 되었습니다. 어떻게 '신경 쓰여'에서 사랑을 찾았을까요? 나는 왜 내가 신경 썼던 그 수많은 것 사이에서는 사랑을 발견하지 못했을까요? 분명 있었을 텐데요. 이 사실을 알게 된 이상, 앞으로 인생에서 만나는 모든 신경 쓰이는 것에서 사랑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다행입니다.

💡 밑줄 코멘트
신경쓰인다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었나보다. 이런 노래도 진작 나왔던 걸 보면. 

 

그 인생 - 말하면 설교, 쓰면 문학.

그 인생-말하면 설교, 쓰면 문학.
その人生、語れば説教。書けば文学。

그 일상-생각하면 평범, 쓰면 문학.
その毎日、思えば平凡。書けば文学。

그 청춘-말하면 건방, 쓰면 문학.
その青春、喋れば生意気。書けば文学。

그 불만-말하면 푸념, 쓰면 문학.
その不満、言えば愚痴。書けば文学。

테마는 당신 안에. テーマは、あなたの中に。

- 제12회 봇짱문학상 · 공모전



메인 카피가 굉장히 위트 넘치고 훌륭하지만, 제가 생각할 때 이 카피의 핵심은 모든 메시지를 한 방에 정리해주는 태그라인에 있습니다. "테마는 당신 안에"라는 문장이죠. 특정 주제를 정해놓지 않은 이 공모전에 참여하고 싶다면 가장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다름 아닌 '테마 찾기'입니다. 그런데 이 포스터의 카피는 인생, 일상, 청춘, 불만 등 더할나위 없는 테마가 있는 곳의 힌트를 알려줍니다. 바로 당신 안에 있다는 사실을요. 아마추어를 대상으로 한 공모이니만큼, 이보다 더 적절한 메시지는 없겠죠. 그리고 힌트를 주는 것에서만 끝나지 않습니다. '쓰면 문학'이 된다는 말을 곁들여주고 있습니다.

💡 밑줄 코멘트
생각했던 것만큼은 부지런히는 못하고 있어서 아쉽지만 새해 계획에 '기록하기'를 끼워넣었던 것도 이런 마음에서였던 것 같다. 블로그 역시 AI소굴이라는 얘기가 있지만, AI소굴 안에서 더 눈에 띄는 건 인간냄새나는 뒤죽박죽 블로그이지 않을까. 안 쓰면 남는 게 없고, 남지 않는 것만큼 두려운 일은 또 없기에 (부지런하지는 않지만) 앞으로도 어떻게든 쓰련다.

 

이것은 모교로부터의 마지막 숙제입니다.

じんせいは、小学校で学んだことの復習だよ。
인생은 초등학교에서 배운 것의 복습이란다.

ふだん、思い出すことは少ないけれど、 忘れたことは一度もない。 母校とはそういうものかもしれません。
평소엔 거의 생각나지 않지만, 잊은 적은 한 번도 없다. 모교란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この3月で大名小学校はなくなります。 だからといって、 たくさんの思い出がなくなるわけではありません。
올 3월, 다이묘 초등학교는 없어집니다. 그렇다고 많은 추억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에요.

それでも「なんか寂しい」と感じるのだとしたら、 その「なんか」の正体は、 きっと愛情なのだろうと思います。
그래도 「뭔가 외롭다」고 느낀다면 그 「뭔가」의 정체는 분명 애정일 거라고 생각해요.

まさに親子の関係といっしょで、 私たちは一生、大名小学校の子どもなのですね。
마치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처럼 말이죠. 우리는 평생 다이묘 초등학교의 아이로 살 테니까요.

どうかみなさん、 ここで学んだたくさんのことをい つまでも忘れないように。
부디 여러분, 여기서 배운 많은 것을 언제까지나 잊지 않도록 하세요.

それが母校からの最後の宿題。
이것은 모교로부터의 마지막 숙제입니다.

本日、最後の卒業式。 140年間ありがとう、大名小学校。
오늘은 이 학교의 마지막 졸업식. 140년간 고마웠어, 다이묘 초등학교.

- 다이묘 초등학교 · 폐교 포스터


“인생은 초등학교에서 배운 것의 복습이란다”, “이것은 모교로부터의 마지막 숙제입니다” 이 두 개의 평범한 문장이 저의 마음을 울립니다. ‘복습’, ‘숙제’와 같이 초등학교에서 쓰는 평범한 일상의 언어는 마치 학교가 사람이 되어 나에게 해주는 말처럼 들립니다. 초등학교 폐교 광고라 그런지, 가정통신문에 쓰인 말처럼 초등학생도 쉽게 이해할 만한 전달력에도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됩니다.

초등 교육은 살아가며 필요한 기초적인 것들을 학습하는 과정입니다. 초등학교는 잘못했으면 먼저 사과하기, 모르면 질문하기, 어른 공경하기,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기, 친구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축하해 주기 등 가장 인간적인 교육이 이루어지는 곳이기도 하지요. 우리는 이 배움을 지키려고 평생 노력하며 살아갑니다. 친구를 사귀는 것은 30대에게도 여전히 어려운 일이고 먼저 사과하는 것은 50대가 되어도 어려운 일임을, 자라며 더 깊이 깨닫게 되지요. 이러니 초등학교에서 배운 것은 평생의 숙제가 맞습니다.

새로운 것이 탄생하거나 만들어지는 과정을 응원하는 광고나 메시지는 많습니다. 하지만 다음이 없는 끝을 기념하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좋은 안녕이 자주, 더 많이 필요합니다.

학교가 문을 닫더라도 그곳에서 배운 것들은 모두의 마음속에 살아 있습니다. 소중한 많은 것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이 시대, 우리에게 잘 보내주는 법을 알려주는 광고가 세상에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 밑줄 코멘트
요새 넷플릭스에서 쭉쭉 밀어주는 <참교육>을 재밌게 보고 있는데도 마음의 울림이 있는 광고였다. 폐교 포스터 문구조차 낭만적이라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해져서 졸업한 초등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본다. 같이 타임캡슐 묻던 걔네들 다 뭐하고 살고 있나 모르겠다.

 

 

모르니까 즐거운 것이다.

そんな言葉をよく耳にするけど、
예술을 모르겠다. 그림을 모르겠다. 그런 얘기들을 많이들 한다.

画家だとうと 絵なんてわからない。
그런데 화가라고 해도 사실 그림 따위 모른다.

アートや絵が 何なのかなんて誰にもわからない。
예술이나 그림이 무엇인지 아무도 모를 거다.

わからなくて、当たり前。 わからないから、描いてる。
모르는 게 당연하다. 모르니까 그리고 있는 것이다.

今も昔もこれからも、一生。
지금도 과거도 앞으로도 평생 그럴 것이다.

わかってしまったその日には きっと描く理由を失うだろう。
알아버린 그 날에는 그릴 이유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わからないから、楽しいんだ。
모르니까 즐거운 것이다.

絵なんてわかってたまるか。
그림 따위 알 리가 있나. 모르니까 즐거운 것이다.

- 이다 유키마사 전시회 · 홍보 포스터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고 자신을 해방하라”라는 이 멋진 말을 어떻게 실행에 옮겨야 할지 고민입니다. 멋진 말임은 분명하지만, 언제나 잘해내고 싶은 마음뿐인 제겐 너무 먼 말이기도 하거든요.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여러분에게,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남긴 한 마디를 소개합니다.

“산은 정상을 보고 오르는 것이 아니라 발끝을 보고 오르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혹은 보이지만 언제 닿을지 모르는 막연함을 좇는 것이 아니라 현재 할 수 있는 것을 해 나가야겠습니다. 영차, 영차 걸으며 자신만의 풍경을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또 모른다는 이유 뒤에 숨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 밑줄 코멘트
날이 갈수록 모르는 게 더 많아져서 인생이 더욱 쉽지 않은 요즘이다. 자꾸 명확한 뭔가를, 딱 맞는 뭔가를, 변치않는 뭔가를 찾으려고 하다보니까 답 없는 삶에서 피곤함만 쌓이는 것 같다. 알 수 없는 인생 쓸데없이 알려고 하지말고 그냥 할 수 있는 걸 하는 하루를 보내야겠다고 오늘도 다짐한다.

 

마음에, 모험을.

心に、冒険を。
마음에, 모험을.

- 신초샤 여름 추천 도서 100선 · 출판사


2021년 여름 추천 도서 100선을 알리는 광고에서 신초샤는 “마음에, 모험을”이라는 카피를 내세웠습니다. 단순히 책 목록에 모험과 서스펜스 장르만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신초샤는 매년 나름의 특별한 분야별 카테고리를 제안하고 있는데, 누군가에게는 이 책이 새로운 모험이 될 수 있다는 뜻에서 이 카피를 선정했다고 합니다.

2021년의 장르는 이렇게 나누어졌습니다.

사랑하게 되는 책 恋する本 20권
감동적인 책 シビルル本 20권
생각하게 하는 책 考える本 20권
충격적인 책 ヤバイ本 20권
울게 하는 책 泣ける本 20권

💡 밑줄 코멘트
'아무튼' 에세이 중에 몇 권을 읽어본 것 같다. 근데 '아무튼' 에세이 시리즈가 '아무튼'이 아니었다면 솔직히 안읽었을 것 같은 책들도 몇 권 있다. 다른 것도 그렇겠지만 특히나 책은 누가 읽으라 읽으라해서 읽어지는 게 절대 아닌 것 같아서, 뜬금없는 계기가 중요한 상품인 것 같다. 한 단어로, 한 문장으로도 괜히 읽고 싶어지는 기획의 중요성을 이렇게 느낀다. 근데 생각해보면 책은 절대 홈쇼핑으로는 못팔 것 같기도 하고?

 

성공은 결정적이지 않으며, 실패는 치명적이지 않다. 중요한 것은 계속하는 용기.

보통의 구인·구직 플랫폼이 이야기하는 방법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 여기에 취업 정보가 많다. 둘,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AI 면접 등의 기술로 승률을 높여라. 셋, (경기가 어려운 시기에는) 할 수 있다, 힘내라.

사실상 리크루트는 중개 플랫폼이기 때문에, 리크루트라는 서비스 자체가 좋은 회사로의 취업을 도와주는 명확한 해결책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자칫하면 메시지가 단편적일 확률이 높은, 카피라이터에게 참 어려운 서비스입니다.

그런데 리크루트는 매번 색다른 방식으로 구직자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세상에는 사람의 수만큼 결승선이 있다고 말했던 “인생은 마라톤이 아니다人生は、マラソンじゃない”, 구직자를 응원하기 위한 “좋은 패스는 달리는 사람에게 날아간다いいパスは、走ってる人にしか来ない” 등이 유명한 카피인데요, 창업자의 경영 철학인 “스스로 기회를 만들고, 그 기회로 자신을 바꿔라自ら機会を創り出し、機会によって自らを変えよ”와 일맥상통하고 있죠.

まず動く、心配するのは 後でいい。
우선 움직이고, 걱정은 나중에.

成功は決定的ではなく、 失敗は致命的ではない。 大切なのは続ける勇気だ。
성공은 결정적이지 않으며, 실패는 치명적이지 않다. 중요한 것은 계속하는 용기.

- 리쿠르트 · 구인·구직 플랫폼

💡 밑줄 코멘트
중꺾마도 어느새 오래된 단어가 되어버렸지만 '중요한 것은 계속하는 용기' 라는 문장에 자연스럽게 기억 속에서 딸려나왔다. 한창 그 시점에 김연아의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 짤도 함께 돌고 박명수의 '요한 것은 였는데도 냥 하는 음'까지 연이어 화제가 되었던 것 같다.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사람들은 인생의 마인드셋을 재정비할 수 있는 기회를 마주하고 있어서 더 크게 느껴지는 카피인 것 같다.

 

 

 

혼자 살아갈 수 있는 두 사람이 그래도 함께 있는 것이 부부라고 생각한다.

ひとりで生きていけるふたりが、 それでも一緒にいるのが夫婦だと思う。
혼자 살아갈 수 있는 두 사람이 그래도 함께 있는 것이 부부라고 생각한다.

- 티파니앤코 · 주얼리

이 카피를 읽고 나서 사랑은 ‘그래도, 그럼에도’라는 접속사 안에 있는 것 아닐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2000년대 전후에 나왔던 이 카피는 모두가 잘 아는 주얼리 브랜드, 그중에서도 프러포즈 반지의 대명사로 유명한 티파니앤코(Tiffany&co.)의 광고 카피입니다.

(중략)

프러포즈를 상징하는 주얼리 브랜드의 메시지에도 변화가 찾아온 것이죠. 이제 사람들은 의지가 아닌 존중, 필요가 아닌 의미로 연결된 관계를 나의 이야기로 만들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아름다움을 찾습니다. 변하지 않는 영원한 사랑 같은 건 결혼을 앞둔 사람들을 설득할 수 없게 된 거죠.

그래서 이 카피는 결혼의 정의를 다시 쓰고, 함께함의 이유를 다시 묻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당신은 혼자서도 잘 살아갈 수 있는 건강한 사람입니까?’이고, 두 번째 질문은 ‘그럼에도 그 사람과 함께하고 싶습니까?’입니다. 이제 반지는 프러포즈라는 순간을 위한 장식적인 도구로서만이 아니라 누가, 왜, 어떤 마음으로 이 반지를 건네는가에 대한 서사와 철학에 집중합니다. 사랑이 하늘에서 떨어진 운명이나 생물학적 의무 같은 게 아니라, 수많은 가능성 중에서 ‘그럼에도 함께하기로’ 선택하는 마음이라는 것. 이 지점에서 티파니앤코의 반지는 바로 그 ‘지속의 순간’을 위한 상징이 됩니다.

눈부신 약속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도 계속 빛을 잃지 않는 마음의 결심. 그래서 이 문장은 약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유효하고, 결혼과 사랑을 새롭게 정의하려는 모든 이에게 조용한 울림으로 남습니다.

💡 밑줄 코멘트
혼인을 준비하면서 '온전하다'라는 말에 꽂혀버려서 결국 청첩장에도 '온전한 존재'라는 단어를 썼었다. 결혼을 '미완의 둘이 완성하는 하나의 삶'이 아닌 '온전한 둘이 만나서 만드는 새로운 행복'으로 정의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티파니앤코의 카피를 처음 읽을 땐 의미가 나와 같지 않나 생각했는데 크게 달랐구나 싶다. 내가 생각했던 건 새로운 행복이라는 '목적'이 있는 결합이었는데 카피에는 '목적'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도', '그럼에도' 함께하는 것 자체로도 의미있다는 메시지라니... 책에 수록된 카피 중에 가장 울림이 커서 또 한 번 축사의 기회가 있다면 써먹어볼 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했다. 축사하니까 떠오르는 침착맨의 축사도 덧붙여본다.

혼자 살아갈 수 있는 두 사람이 그래도 함께 있는 것이 부부라고 생각한다.

침착맨 축사

결혼생활을 10년간 체험 중인 이병건입니다.
제가 체험한 결혼생활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이겠지요?

결혼생활을 어떻게 지혜롭게 해야 하는지는
저도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단지 어렴풋이 느낄 뿐입니다.

그냥 가장 나와 가까운 사람이
내가 하는 행동을 지켜봐 주고
나도 그 사람의 행동을 지켜봐 주면서
서로만 아는 에피소드들을 쌓아가는 재미가
결혼생활이 아닐까 하고요

온라인 게임 롤이나 하스스톤을 하면
서러운 일을 당할 때가 있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혼자 당하면 슬프지만
그 억울한 일을 누군가 같이 목격했다면
웃으면서 털어버릴 수 있는
추억이 되기도 합니다.

결혼생활이란
서로가 서로의 증인이 되어주는
추억 블록을 모아가는 것
억울한 일을 억울하지 않게 지켜보는 것
무플인 서로의 글에
댓글 한 개 적어주는 것
오늘따라 평소와는 다른 상대방에게
갸우뚱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혼 축하드립니다.

 

야근은 싫지만, 연장전은 좋아한다.

残業は嫌いだけど、延長戦は好きだ Lighthouse。
야근은 싫지만, 연장전은 좋아한다.

- 타케노츠카 · 야구 배팅 센터

워라밸이라는 좋은 말이 생겨난 요즘, 일과 일상을 무 자르듯 명확히 구분하는 모습이 꽤 멋지게 포장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곳곳에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이 남아 있습니다. 당장의 성장이 고프거나 자신의 모자람을 참을 수 없는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내 손에 방향키가 쥐어져 있는지의 여부는 내가 선택한 이 시간이 의미 있었는가 아닌가를 결정하곤 합니다. 내가 가기로 한 연장전은 싫지 않습니다. 오히려 승부를 낼 좋은 타이밍이죠. 직장인의 투지를 야구라는 스포츠와 결합시키니 이런 멋진 카피가 탄생하는군요.

누군가는 이 카피의 뜻을 야구에 대한 애정으로 읽을 수 있겠지만, 직장인인 저는 어쩐지 무게 중심을 야근에 두어봅니다. 내가 주도하는 삶과 그렇지 않은 삶에서의 차이. 비슷한 듯하지만 많이 다르거든요.

💡 밑줄 코멘트
오히려 광고의 정체가 야구 배팅 센터라는 사실에 움찔했다. '야근'을 '연장전'이라는 낭만으로 바꿔버린 지독한 회사의 광고일 줄 알았는데 좀 의외다. 그래서 작가의 코멘트 덕에 밑줄을 긋고 싶어지는 부분이었다. 적어도 내 페이스대로 하는 야근은 나를 위한 연장전으로 느껴져서, 즐겁진 않아도 기꺼이 하게되는 면이 있기에.

 

시간은 당신 그 자체이기 때문에.

たくさんのことが 私たちを隔てようとしている世の中で、
もしかしたら時間だけが 誰にでも平等なものかもしれないと思う。
많은 일들이 우리를 갈라놓으려는 세상에서
어쩌면 시간만이 누구에게나 평등한 것일지도 모른다 생각한다.

遠く離れたあなたとあなたを つなげられるものかもしれないと思う。
だとしたら、そのすべての瞬間が、 やさしい時間であったなら。
멀리 떨어진 당신과 당신을 연결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 모든 순간이 다정한 시간이면 어떨까.

その一分は誰かを傷つける一分ではなく、 誰かと笑い合う一분であってほしい。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1분이 아니라, 누군가와 웃는 1분이었으면 좋겠다.

その一秒は自分を責める一秒ではなく、 自分をいたわる一秒であってほしい。
자신을 탓하는 1초가 아니라, 자신을 보살피는 1초였으면 좋겠다.

理想論かもしれない。 平和すぎる話なのかもしれない。
이상론일 수도 있다. 너무 평화로운 얘기일지도 모르겠다.

でも。
하지만.

そのやさしい一分一秒が積み重なることで、
この世界はやさしさを
少しずつ獲得できるのではないだろうか。
なぜなら時間とは、あなたそのものなのだから。
그 다정한 1분 1초가 쌓이는 것으로,
이 세계는 부드러움을
조금씩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시간은 당신 그 자체이기 때문에.

やさしい時間。 SEIKOは今年140周年。
다정한 시간. SEIKO는 올해 140주년.

- 세이코 · 시계

💡 밑줄 코멘트
6년째 손목에 올려둔 애플워치도 거슬리는 나인데 갑자기 세이코 시계를 사고 싶어진다. 목적 소비 인간의 마음도 붙잡는 카피의 위대함.

 

성실한 사람. 그리고 세상은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사람.

구합니다. 옷을 바꾸고, 상식을 바꾸고, 세상을 바꿀 사람.

自分の仕事は、自分で面白くする「人」。 世界レベルで”出る杭”な「人」。
자기 일을 스스로 재미있게 만드는 사람. 세계적 수준에서 튀는 사람.

目の前の仕事の中に、10年先を見ている「人」。 即断し、即決し、即実行する「人」。
눈앞의 일을 하면서도 10년 후를 내다보는 사람. 즉시 판단하고, 즉시 결정하며, 즉시 실행하는 사람.

個人戦よりチーム戦に意味を見出す「人」。 けれど、なれ合いではなく”個”として強い「人」。
개인보다 팀에서 의미를 찾는 사람. 하지만 안주하지 않고, ‘개인’으로서 강한 사람.

前提を疑える「人」。 国籍、年齢、職階に縛られない「人」。
‘원래’를 의심할 수 있는 사람. 국적, 나이, 직급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

服が好きな「人」。 けれど、ファッション業界に染まっていない「人」。
옷을 좋아하는 사람. 하지만 패션 업계에 물들지 않은 사람.

人の本質を見抜く「人」。 好奇心の扉を365日あけている「人」。
사람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사람. 호기심의 문을 365일 열어두는 사람.

“成功”の水準が高い「人」。 ネットだけの情を信じない「人」。
‘성공’의 기준이 높은 사람. 온라인 정보만 믿지 않는 사람.

クリエイター以上に、 クリエイティブマインドのある「人」。 経営者を志す「人」。
크리에이터를 넘어, 창조적 정신을 가진 사람. 경영자를 지향하는 사람.

何かやってくれそうと周りをワクワクさせる「人」。 人材を育て最強のチームをつくる「人」。
무언가 해낼 것 같은 기대감으로 주변을 설레게 하는 사람. 인재를 키워 최강의 팀을 만드는 사람.

“知っている”と”できる”の差をわかっている「人」。
具体的に考え、具体的に動き、 具体的に解決する「人」。
‘알고 있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의 차이를 아는 사람.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구체적으로 행동하며, 구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

デザインで新しい価値を生む「人」。 毎日、白紙の状態から物事を考える「人」。
디자인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 매일 백지상태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사람.

成功とはどういう状態になることか、 数字で示せる「人」。 自信を持った上で謙虚な「人」。
‘성공이란 어떤 상태인가’를 숫자로 보여줄 수 있는 사람. 자신감을 가진 채 겸손한 사람.

バリエーション豊かな失敗経験がある「人」。 地道なことの力を知っている「人」。
다양한 실패 경험을 가진 사람. 꾸준함과 지루한 일의 힘을 아는 사람.

世界的なデザイナーとも対等に話せる「人」。 常に自分をアップデートし続けている「人」。
세계적 디자이너와도 동등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 항상 자신을 업데이트하는 사람.

自分自身の生活を楽しんでいる「人」。 相手の期待を即座につかみ、 期待以上でこたえる「人」。
자신의 생활을 즐기는 사람. 상대의 기대를 즉시 파악하고, 기대 이상으로 답할 수 있는 사람.

お金より大切なものを持っている「人」。 会社の看板で仕事しない「人」。
돈보다 중요한 것을 가진 사람. 회사 이름만 믿고 일하지 않는 사람.

前例がない、と聞くと燃える「人」。 圧倒的な当事者意識のある「人」。
‘전례가 없다’라는 말을 들으면 오히려 의욕이 불타는 사람. 압도적인 주체성을 가진 사람.

共に働く人を主役にできる「人」。 自分だけのモノサシを持っている「人」。
함께 일하는 사람을 주인공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 자신만의 기준을 가진 사람.

誠実な「人」。 そして、世界はいい方向に変えられる、 と信じている「人」。
성실한 사람. 그리고 세상은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사람.

- 패스트 리테일링 · 신입 사원 모집 공고


이처럼 구인 광고에서도 하드웨어 조건뿐 아니라, 지원자의 태도와 가치관, 사고방식 같은 소프트웨어 요소를 강조하는 흐름이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좋은 사람을 원하는 만큼 회사의 좋은 철학을 잘 소개하는 구인 광고가 많아졌으면 합니다. 결국 좋은 지원자를 만나기 위해서는 브랜드가 먼저 좋은 자기소개를 해야 하니까요.

💡 밑줄 코멘트
막상 JD가 이런 식이라면 좀 당황스러울 것 같긴하지만... 회사가 달리 보일 것 같은 느낌이다. 뭔가 면접에서도 내 가치관을 분명히 드러내는 게 전략이 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근데 한 줄, 한 줄 뜯어보면 무척 정성적인 표현이 가득해서 지원자에게 좀 어려운 인상을 남길 수도 있겠다.

 

인생의 풍요로움을 결정하는 것은 의미를 부여하는 정도의 차이

누군가에게는 막 출발한 기차가 막 출발한 사랑이나 용기 같고, 누군가에겐 지루하기만 한 시골이 또 누군가에게는 신이 만든 선물 같고, 누군가에겐 평범했던 교실의 왼쪽 창문이 누군가에겐 오른손잡이를 위한 배려가 되기도 하는 마법을 보셨습니다.

본디 광고의 목표라 함은 자본주의 논리에 입각한 매출 증대겠지만, 카피는 누군가에겐 나와 같은 이야기를 하는 친구, 혹은 몰랐던 것을 알려주는 선생님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기차에 사람이 타고 있다고만 알고 있는 사람과 기차에 계절과 마음이 실려온다고 믿는 사람의 인생은 같지 않을 것입니다. 어쩌면 인생의 풍요로움을 결정하는 것은 의미를 부여하는 정도의 차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장을 만날 때마다 세계는 결코 표면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배웁니다. 같은 풍경도 어떤 단어를 얹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갖고, 그 얼굴에 따라 사람의 마음이 기울어지는 방향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카피를 쓰고 읽으며 매번 깨닫는 것은 결국 우리는 단어를 통해 세계를 새로 짓는 존재라는 사실입니다. 평범한 단어가 모여 만들어낸 비범한 진동과 그로 인해 읽는 사람의 세계는 아주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확장됩니다.

책은 끝났지만, 카피를 모으고 분석하며 더 사랑하게 되는 저의 여정은 계속될 것입니다. 늘 그랬듯 자주 감동하고, 금방 사랑에 빠지며, 새로운 세계를 반가워하면서.

💡 밑줄 코멘트
마지막 에필로그에 심장이 좀 아파온 걸 보면, 최근에 참 의미 부여 없는 삶을 살아내고 있었구나 싶어서 스스로가 안쓰러워진다. 인생의 풍요로움을 SK하이닉스 주식으로 찾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게 아닌 내 입장에서는 다른 의미부여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 내 인생에 빠진 게 한 두개가 아닐테지만 감동이라도 채워넣으면 크게 부풀 수 있을 것 같다. 


에필로그 - 평범한 일상에 나만의 카피를 달아주는 일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제 일상을 가만히 돌아보았습니다. 최근의 저는 참 의미 부여 없이, 쳇바퀴 돌듯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었던 것 같아 스스로가 조금 안쓰러워졌습니다. 제 인생의 풍요로움을 당장의 주식 수익률에서 찾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보다 먼저 제게 필요한 건 메말라가는 일상에 새로운 의미를 불어넣는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좋은 카피란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렌즈입니다. '야근'을 '연장전'으로, '결혼'을 '그럼에도 함께하는 선택'으로 새롭게 정의했던 수많은 카피처럼 말이죠. 남은 한 해에는 제 인생의 빠진 빈칸들에 '감동'이라는 단어를 채워 넣어 보려 합니다. 그러면 무미건조했던 제 삶도 책 속의 문장들처럼 꽤 근사하게 부풀어 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평범한 일상에 나만의 카피를 달아주는 일